[독서] 넛지_리처드 탈러&캐스 선스타인

2023. 2. 11. 00:00자기 개발 🔎/① 독서

넛지_리처드 탈러&캐스 선스타인

독서 기간: 2023/01/12 ~ 2023/01/28

별점: ★


 

누군가는 넛지라는 책을 읽기 전과 후로 삶과 업무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다고 말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은 책. 과연 넛지를 읽고 소개된 편향과 기법을 일상생활과 업무에서 자연스럽게 적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책의 저자 리처드 탈러&캐스 선스타인은 그들이 발전시켜온 '넛지'를 책 곳곳에 적용해 놨다. 내가 읽은 버전은 최근 개정된 파이널 에디션인데, "파이널"이라 칭한 이유도 그들이 앞으로는 다시 개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와 넛지를 담아낸 것이라고 한다. 또 책 중간중간 '이쯤 되면 조금 쉬어가는 것도 필요해'라며 2-3쪽 분량의 쉬어가는 장도 구성해 둔 점이 재밌었다.

그중 책 마지막 ‘나오는 말’의 제목이 인상 깊다. 작가가 파이널 에디션을 작성하며 독자에게 어떤 점을 전하고 싶었는지. 책 곳곳에서 무엇을 강조하고 싶었는지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오해를 해소하고자 더 명확하게 파이널에디션을 통해 ‘선한 넛지’에 대해 설명한 듯하다.

 

“선한 넛지가 실현되는 세상을 위하여”

나는 과거에 넛지를 읽다가 도중에 포기한 경험이 있다. 과거 내가 넛지에 대해 톺아보지 않았던 탓에 내게 ‘넛지’는 조금은 상업적인 유도의 뉘앙스가 있었다. 사용자의 구독 취소를 중단하기 위해, 반대로 구독 신청을 유도하기 위해, 더 많은 조회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넛지를 활용했던 사례를 접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넛지는 내게 사용자의 목적에 개입해 설득하는 방법으로 다가왔다. 또 아마존의 구독 취소 버튼에 '혜택 종료'를 추가하여 사람들이 Confirm-shaming 느껴 구독 취소를 다시 고민하게 한다거나 페이스북 내 데이터 트래킹 승인을 위한 넛지에서 광고설정에서 ‘추적’을 의도적으로 ‘개인화 서비스’로 위장하여 동의를 구하고 있는 등 비즈니스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사용자 경험과 맥락이 간과되는 다크패턴 사례를 보며 넛지에 대한 큰 오해를 갖고 있었다.

 

우선 넛지는 자유지상주의적 간섭주의를 따른다. 이는 그 사람들에게 다른 대안을 강요하지 않는다. 어떤 선택지를 금지한다든가 하지 않고 사람들의 행동을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이끄는 선택 설계의 특정한 측면이다. 따라서 선택권은 사용자에게 있으며, 넛지의 설계자는 목적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수단에 개입하여야 한다. 다시 말해 넛지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자기 목적에 맞는 올바른 수단을 찾도록 돕기 위해 설계된다. 사람들을 설계자가 선호하는 쪽으로 선택하도록 유도할 의도는 조금도 없다.

 

책을 읽으며 넛지의 활용 방향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개입과 설득의 도구는 절대 아니다. 최적의 선택을 돕는 도구로서 활용되어야 한다. 여기서 최적의 선택은 사용자 맥락과 의도에 맞아 만족스러운 선택을 했다거나 안심할 수 있는 선택을 의미한다(더 있을 수 있지만 지금 떠오르는 것은 두가지뿐이다 😭).

 

사용자 맥락과 의도에 맞는 선택

사용자는 자신의 선택으로 앞으로 다가올 경험을 쉽게 예측할 수 없을 때 본인에게 맞는 선택을 내리기 한층 더 어려워 진다. 내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미리 피드 포워드(ex-큐레이션) 해주거나 선택 후 피드백(ex-관련 정보 공개, 오류를 예상할 수 있도록 선택의 결과 재안내)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속성을 감추지 않고 사용자에게 전달해 장애물 없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좋은 선택 설계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는 ‘쉽게 만들기’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바람직한 결과를 얻기 어렵게 만드는 슬러지(sludge)를 제거해야 한다. 의도적으로 사람들을 속여 의도와 다른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다크패턴은 선한 넛지의 반대되는 지점에 있다.

 

안심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

안심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으로 책의 1부 3장<인간은 떼 지어 몰려다닌다>의 설명과 사례가 떠올랐다. 다수의 선택에 편승할 수 있는 보장된 선택을 통해 심리적 안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ex-에어비앤비 ‘이 숙소를 현재 00명이 함께 보고 있어요.” “최근 숙소에 방문한 고객 00%가 청결에 만족했어요.”) 또, 보험이나 차량 구매 등 어렵고 드문 선택을 해야 할 때 안심을 위한 넛지가 더욱더 필요하다. 누가 선택하고 사용하고 비용을 지불하는지 등에 대한 충분한 조사와 이해를 바탕으로 선택 설계를 진행해야 한다.

모든 것을 잘 고려해서 마련한 기본 설정이 일반적으로 발휘하는 커다란 효과는 넛지가 어떻게 해서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힘을 행사하는지 보여준다. 넛지에는 인간의 행동을 높은 수준으로 바꾸어놓는 (그러나 물론 이콘은 당연히 무시하는) 여러 장치나 설정이 포함되어 있다. 

선한 넛지! nudge for good!

마지막으로 편향된 선택을 하고, 라이팅의 작은 변화에 선택을 바꾸는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기에 계속해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 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인간이기에 나아갈 수 있는 발전. 어렵고 복잡한 맥락 속에서 더 나은 선택을 이끌기 위해 계속해서 발전해 가는 연구자, 선택 설계자들의 발전. 그리고 이를 통한 더 나은 선택.

 

넛지는 현재 참여 중인 트레바리 모임에서 함께 읽고 토의한 책이다. 클럽장이신 은희 님은 모임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무나 인상적이였고 크게 공감해서 모임 전 작성했던 독후감 뒤에 추가로 덧붙여 본다.

"사람은 이성적이지 않다. 상황/맥락에 따라 달라지는 예측불가능한 것이 인간의 행동이다. 여러 편향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 편향은 맥락에 따라 다르다. 그래서 좋은 넛지는 굉장히 맥락적이다. 그 서비스나 화면에 들어온 목적(Jobs to be done)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넛지를 제공해야 한다. 그래서 인간의 목적, 본질적 과업을 파악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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