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아몬드_손원평

2021. 2. 4. 20:43자기 개발 🔎/① 독서

아몬드_손원평

독서 기간: 2021.02.03 ~ 2021.02.04

별점: ★


동기

독서하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한 작년 초부터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나만 빼고 모두 읽어본 것 같은 책. 하지만 막상 읽어본 사람들 찾아보려하면 찾기 힘든 바로 이 책. 작가님에 대해서도 줄거리에 대해서도 어떠한 정보도 없었지만, 오로지 표지만 보고 읽어야겠다 결심했었던 책이다.

 

그리고 이런저런 일들로 이 책을 못읽고 있던 차에 @숭님 혹은 @뀨림님 인스타그램에서 서평을 읽고 다시 한번 To Read List에 올리게됐다. 

 


 

작가

작가님의 섬세한 표현과 문장을 읽으며, 책 읽는 속도가 느린 나도 금세 읽어버린 책이다. 이 책의 50-60페이지 정도를 읽었을 무렵 누군가가 내게  작가의 학과를 파악하고 소설을 읽으면 굉장히 흥미롭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직후 바로 손원평 작가님의 연혁을 확인했고, 그녀가 사회학과 철학을 공부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그녀는 누군가의 어머니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아이를 향한 따스한 마음이 소설 내내 느껴졌고 우리 사회가 품고 있는 잘못됨을 비판하기도 한다

 

한 아이가 삐뚤어진 구석이 있던지 간에 "(p.127) 구할 수 없는 인간이란 없다. 구하려는 노력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사랑으로 그들을 보살펴야 한다.

 


 

주인공 윤재는 성장하며, 서서히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됐다. 반면 나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그 반대다. 10대땐 정말 '감정이 풍부한 세상'을 살았다. 그리고 이를 잘 표현했는데 그래서 친구들은 종종 내 다양한 표정을 보고 깔깔깔 웃어되곤 했다. 그런데 지금 나는 어떠한가? 난 감정에 조금 무뎌졌고 책의 표지처럼 무표정하게 있을 때가 잦아졌다. 서울에 올라와 자취를 시작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점점 이렇게 되어갔다.

 

그래서인지 평탄한 성장기 속에서 내가 받았던 응원과 사랑, 무조건적인 지지가 몹시 소중하게 느껴진다.

 

 

 

"(p.259) 사실 어떤 이야기가 비극인지 희극인지는 당신도 나도 누구도, 영원히 말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딱 나누는 것따윈 애초에 불가능한 건지도 모른다. 삶은 여러 맛을 지닌 채 그저 흘러간다."

 

난 힘든 일이 있어도 스스로 극복하고, 우울하더라도 금방 헤쳐나오는 편이다. 이전에는 이게 어른이 되는 과정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ㅋㅋ지금 생각하면 좀 웃김) 사실 이게 명백하게 맞는 사실이다. 난 비극인지 희극 인지도 모를 내 인생에서 우울함에 빠져 어두운 구석으로 내몰리는 그 감정에 지배되기 싫었던 것은 아닐까? 삶은 다양한 색을 지닌 채 흘러가니까. 내가 느꼈던 우울함과 고통도 그저 흘러가는 감정일 뿐이니까.

 

그런 점에 있어 순간적인 감정에 지배돼 상대방에게 드러내는 건 정말 옳지 않은 일이다. 나에게 이 영역은 노력이 필요하다.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이런 구절이 있었다.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문득 이 구절이 떠오르는 날이다.

 

"누군가를 싫어하는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라. 감정은 순간적인 것이지만 상대방은 당신의 그 감정만을 기억하고 당신을 그렇게 바라볼 것이다."

 

 

 

수많은 감정 중 가장 중요한 감정을 뽑아야 한다면 난 '공감'이라 말하고 싶다. 하지만 이 세상은 아직 잘못된 공감을 이어가고 있다.

 

"(p.245) 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그렇게 살고 싶진 않았다."

 

 

 

 

(p.179) '사랑 애'의 윗부분을 쓴 할멈이 가운데 '마음 심'자를 써 내려가며 말을 이었다. 이 점은 우리 셋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 가족을 나타내는 점이 세 개 박힌 '사랑 애'가 완성됐다.

 

사랑은 예쁨의 발견. 그래서 할머니는 어린 윤재를 종종 '예쁜 괴물'이라 불렀다. 어린 윤재는 이유를 물었고 "너를 사랑해서 그렇게 부르는 거야"라고 대답했다.

 

 

 

 


좋았던 부분

  • (p.26) 얼마 후 엄마는 우주여행을 간다며 나를 어디로 데려갔다. 그런데 도착한 곳은 병원이었다.

  • (p.49) 책은 내가 갈 수 없는 곳으로 순식간에 나를 데려다주었다.

  • (p.51) 뭐든 여러 번 반복하면 의미가 없어지는 거야. 처음엔 발전하는 것처럼 보이고 조금 더 지난 뒤엔 변하거나 퇴색되는 것처럼 보이지. 그러다 결국 의미가 사라져 버린단다. 하얗게.

  • (p.127) 구할 수 없는 인간이란 없다. 구하려는 노력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