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어른의 어휘력_유선경

2021. 4. 26. 17:00자기 개발 🔎/① 독서

어른의 어휘력_유선경

독서 기간: 2021.04.18 ~ 2021.04.26

별점: ★


"나의 언어의 한계는 나의 세계의 한계다."
비트겐슈타인의 정언

 

 ①

"어휘력이 부족해서 그래."

 

독서하는 습관을 들이기 전, 책 읽기가 힘들다며 서서히 독서를 포기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어휘력이 부족해서 그래."라며 성급한 일반화를 하곤 했다. 그렇다고 책 읽기 힘든 원인이 이것뿐인가?

 

인류는 책을 읽도록 태어나지 않았다. 독서는 뇌가 새로운 것을 배워 스스로를 재편성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인류의 발명이다. 또한 우리는 독서에 적합하게 진화하지도 않았다. 독서는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며,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 활동이다. 하지만 우리는 책을 읽기 위한 의식적 노력이 필요하다. 아리스토텔레스도 경고하지 않았던가. 품성의 덕 중 그 어떠한 것도 우리 안에서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고. 노력해야 한다. 나의 노력이. 내가 견뎌낸 것들이 쌓여 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니까.

 

(p.107) 모르거나 잘못 아는데 올바로 알려하지 않는 것은 분명 잘못이다.

 

 



실질 문맹률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낮지만 문장의 뜻을 파악해 생활이나 업무에 적용하는 실질적인 능력을 뜻하는 실질 문맹은 OECD 국가 중 19위로 하위권이다. 문해력이 떨어지면 복잡한 일이나 일상에서 요구하는 것에 대처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준을 갖추기 힘들고 새로운 작업이나 신기술 등 새로운 학습을 수행하기 어렵다. 

 

누군가와 대화할 때면, 내 어휘력의 한계를 종종 느끼곤한다. 또, 누군가의 의견을 이해하지 못해 화가 난 경험도 있다. 들은 순간 생각하고, 뒤돌아서 생각해 보아도 그 의미를 알 수 없다...내 문해력이 떨어진 것일까...?

 



나와 타인의 언어는 다르니까

사람은 자신이 가진 지식과 경험치 밖에 있는 상대의 언어를 '당장'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가끔 서로의 말이 통하는 시간을 살지 못하기도 한다. 사람은 지금 이 순간에는 지금 이 순간 이해할 수 있는 것만 이해한다. 자신의 그릇이 작아 상대의 말을 제대로 주워 담지 못한 채 흘려버리거나 심지어 제멋대로 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것이 언어의 한계다. 언어의 한계를 서로 달리 살아온 삶의 경험과 환경에서 비롯된 거라 믿어 소통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면 어휘를 선택할 때 조금은 더 친절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언어는 강철보다 견고한 인간의 생각과 마음을 두드려 금 가게 하고, 틈이 생기게 하고, 마침내 드나들 수 있는 길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그래서 지식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글에서 해석의 여지가 많은 어휘와 표현을 써서 사람마다 다르게 이해하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해석의 여지가 없을 정도가 될 때까지 정확한 어휘와 표현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

 


책을 읽는 행위랑 나에게 내가 사랑하거나 사랑할 이들에게 당도할 시간으로 미리 가 잠깐 사는 것이다. 아직 살아보지 않은 시간이라 당장은 이해하기 힘들어도 감은 얻는다. 어제는 몰랐으나 오늘 깨우쳐 내일 성장할 나를 기대하는 것은 삶의 지렛대다.

 

작년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다.이 전에는 한번도 이렇게 책에 흥미를 갖은 적이 없는데, 왠지모르게 이번은 달랐다. 작가와 나 단둘이. 300여페이지의 작은 책 속에서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처음 받았다. 몰랐던 많은 정보를 얻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내 삶을 발전시켜 나갔다. 작가 역시 나와 다른 삶을 살아가는 개별자이기에 나와 다르지만, 그 점에서 또 매력을 느끼고 내가 살아보지 않은 시간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책은 묘한 힘을 지니고 있다. 

 

언어는 강철보다 견고한 인간의 생각과 마음을 두드려 금 가게 하고, 틈이 생기게 하고, 마침내 드나들 수 있는 길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나는 책을 통해 언어의 힘을 이해한다.



어휘력은 관심에서부터 시작된다.

관성이나 타성은 건성이랑 비슷한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반대말은 '관심'이다. 나는 사람이 제일 가지기 힘든 것이 관심이라 여긴다.

 

어떤 사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변 친구들을 관찰하다 보면, 평소에는 알지 못했던 물건과 친구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본 것은 말로써 잘 표현할 수 있게 된다. 글 쓰는 이의 사람과 사물을 보는 마음 자세가 어휘를 결정한다. 즉, 사용하는 어휘를 살펴보면 글쓴이의 마음 자세를 알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내 감정도 스스로 이해함이 필요하다. 감정이 올바로 해석되어야 통제하거나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뿐더러 왜 내 속에 소용돌이치는 감정이 생겨났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울지만 마라. 소리 내 말하라. 글로 쓰라. 그래야 내가 변할 수 있고 상황을 바꿀 수 있다.

 

 

"인간의 삶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규정되며 이런 상호작용은 주로 말을 통해 확립된다."
장 폴 사르트르

 

 


📌 제일 좋았던 부분

타인의 의견을 의식하기 시작하면, 그 강렬하고 자극적인 말 하나하나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나는 그 감칠맛 도는 의견에 중독되어 타인의 기준에 맞추어 행동한다. 그렇지만, 세상의 기준에 맞추어 살아가다 보면 내가 종종 사라진다. 나를 위해 해오던 모든 것이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버린다. 그런 의미에서 아래 문장은 내게 큰 영감과 감동을 준다.


📌 그 외

(p.99) 대화가 통한다는 것은 언어적 직관이 통한다는 의미다.

 

(p.148) 전깃불 하나 들어오지 않는 어둡고 추운 텅 빈 방 같은 영혼에 프로메테우스의 축복을 받은 것처럼 환하게 불이 밝혀져 따뜻해지고 생기 도는 순간이 있다. 거기엔 늘 사람의 '말'이 있다.

 

(p.200-201) 이동하는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약속 시간보다 미리 도착한 카페에서, 재미없는 소리만 하는 모임 등에서 참나무로 자랄 소지가 있는지 어떻게 하면 참나무로 키울 수 있을지 곰곰이 내 도토리들을 들여다 보곤한다. 바로 몇 시간 전부터 묵히기 시작한 도토리도 있지만 10년도 훌쩍 넘긴 도토리들도 많다. 그쯤 되면 썩은거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연의 씨는 천년 후에도 꽃을 피우지 않던가.

 

(p.105) 가격을 가지는 것은 무엇이든 동등한 자격을 지닌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있다.

 

(p.301) 가격을 매기려는 속내는 그 가치를 사실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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